"건축명인을 찾아서 - 판교 테라스하우스 설계 하태석 아이아크 소장"
내 관심은 복층형 공동주택

"건축명인을 찾아서 - 판교 테라스하우스 설계 하태석 아이아크 소장"

내 관심은 복층형 공동주택

DATE 2007-10-07

◆건축명인을 찾아서 (17) / 판교 테라스하우스 설계 하태석 아이아크 소장◆

성냥갑 아파트는 이제 한물갔다. 삶의 질을 중시하고 제각각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강하다. 그런데 막상 대안을 찾으려니 어렵다. 획일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주거에서 독창성을 찾으려는 시도조차 흔치 않았던 것.

여기 젊은 건축가가 도전장을 내민다. 하태석 아이아크 소장(38)이 그 주인공. 서판교 블록형 택지에 짓는 그의 테라스하우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질 것이다.

◆ 획일적 주거문화 타파가 그의 관심

= 하 소장은 유학파다. 영국 AA(Architectural Association)스쿨을 졸업했고 영국왕립건축사(RIBA)에 빛난다. 그럼에도 그의 관심은 한국적 건축이다. 그가 현재 진행 중인 판교 테라스하우스(98가구)나 충청도 지역에 구상했던 3500가구 규모 공동주택도 모두 한국적 지형을 살린 설계가 눈에 띈다.

하 소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건축은 경사지에 건축할 때 산을 평평하게 만들고 옹벽을 세우는 등 불필요한 자연환경 훼손이 많았다”며 “구릉이 많은 한국적 지형을 살리면 이것은 건축에서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부각되고 건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 테라스하우스도 이러한 컨셉트로 진행된다. 등고선을 따라 모든 건물이 직각이 아닌 곡선 형태를 띠고 고저차를 이용한 자연스러운 외관과 가구별로 좋은 전망이 확보되는 자연친화적 설계가 주를 이룬다.

충청도에 도입하려 했던 3500가구 공동주택도 계곡을 따라 건물이 흐르는 형태다. 앞은 저층, 뒤는 고층으로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건물 형태다. 10여 동이 실제로는 한 건물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하 소장은 이들 건물을 통해 우리나라 주거문화가 획일성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한다.

하 소장은 “그동안 아파트로 대변되는 주거상품은 소비자에게는 일상적 교환이 가능한 재화, 공급자에게는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이라는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주거 품질에 대한 기대 향상과 가족 구성 등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설계 대안 중 하나가 복층형 공동주거 프로토타입(proto type)“이라고 말했다.

하 소장이 정의하는 프로토타입은 실제적인 경우의 수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개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이와 연결되는 것이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대량맞춤생산)이다. 하 소장은 대량생산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

판교 테라스 하우징 FLOW 프로젝트(페카헬린 공동설계) 판교 테라스 하우징 FLOW 프로젝트(페카헬린 공동설계)

2006 판교하우징FLOW ◆ 복층형 공동주거를 통한 대량맞춤생산

= 건축주 코오롱E&C와 건축가 하태석 소장이 구현하려는 복층형 공동주거 프로토타입이 이를 보여준다. 일반 아파트처럼 평형별 유닛(평면ㆍ공간 구성)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완벽한 규모별 고정 유닛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 소장은 코오롱 프로젝트를 통해 11가지 가족유형과 7가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맞춤형 유닛을 개발하고자 한다.

그는 “가족 유형과 라이프스타일 외에도 다른 변수를 적용하면 무려 770가지 유닛이 만들어진다”며 “모든 사람 입맛에 맞출 수 없더라도 다양한 수요자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시도”라고명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없는 부부가 라이프스타일로 미(美)를 선택한다고 가정하면 복층형 아파트 구조는 하부 평면이 다 오픈되고 옷장 부엌 등 요소가 한쪽 벽에 숨어 들어가는 단순하고 멋스러운 형태가 된다. 자녀가 있는 부부가 교육을 중시한다면 서재에 둘러싸인 고풍스러운 구조를 고를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복층형 구조다. 코오롱프로젝트는 층고가 5.2m에 달한다. 계단, 부엌, 테라스 등은 소비자가 원하는 유닛에 따라 다른 곳, 다른 형태로 배치된다.

하 소장의 주요 관심사는 공동주택에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서울시청 건물 리모델링에 파격적인 설계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 소장은 “내부가 보이고 ETFE라는 플라스틱 신소재를 사용하는 등 실험적인 설계를 제시했다”며 “그러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설계를 받아들이기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He is…

건축가 하태석은 아이아크 공동대표로 비영리단체 어반파자마를 운영하고 있으며 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지도하고 있다.

영국 Alsop Architects와 SOM에서 실무를 했고 지난해 신인건축가 건설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건축사법 제정위원, 건축기본법 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그는 성균관대와 영국 AA스쿨을 졸업했으며 영국왕립건축사다.

AA스쿨 출신으로는 최근 동대문운동장 설계를 맡은 자하디드와 네덜란드 출신 램쿨하스 등 대부분 실험적인 건축가들이다.

하 소장이 가장 존경하는 건축가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설계로 유명한 ‘안토니오 가우디’다. 하 소장은 자연을 모티브로 한 가우디 건축철학을 지향하고 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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