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도시와 블록체인 下 블록체인으로 만드는 맞춤형 도시
하태석 스케일 대표 인터뷰

[서울경제] 도시와 블록체인 下 블록체인으로 만드는 맞춤형 도시

하태석 스케일 대표 인터뷰

DATE 2018-06-23

기사원문

IoT빌딩, 자율주행차, 원격의료진료
블록체인으로 정보·기록 공유해 ‘거주자 맞춤’ 도시조성
두바이, 미국 행정시스템-대만, 태국 산업단지 블록체인 적용 계획
한국, 부산과 세종에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시티 조성 계획
전문가들 스마트 시티의 다음 단계는 “거주민이 직접 디자인하는 도시”

[도시와 블록체인 下]블록체인으로 만드는 ‘맞춤형 도시’

아침에 일어나 인바디 체크를 한다. 매일 아침 측정된 건강 기록은 의사에게 전송돼 생활에 밀착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 출근 길에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가장 빠른 길을 자동으로 안내한다. 실시간으로 저장되는 차량 데이터는 차량 정비나 보험처리가 필요할 때 활용될 수 있다. 회사의 빌딩은 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렇게 환경을 보호하고 남는 전기는 한전 등에 되팔거나 옆 빌딩과 거래하기도 한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주요 도시의 공공기능을 네트워크화한 이른바 스마트시티의 생활상이다.

이처럼 거주자 개인에게 최적화 된 맞춤형 도시가 가능케 하는 기반에는 블록체인이 있다. 의료정보는 보안성이 높은 블록체인을 통해 안전하게 의사에게 전달된다. 자율주행차에서 생성되는 온라인 정보는 블록체인 기반 서버에 실시간으로 기록돼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문제가 어디서 발생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저장된 차량 데이터는 차량 정비업체나 보험사와 블록체인 상에서 공유하면서 사고나 고장 발생 시 간편하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데 쓴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빌딩은 블록체인에 생산내역과 사용 내역,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한다. 에너지 거래에서 제3의 관리기관이 필요없이 빌딩끼리 안전하면서도 자유롭게 전기를 거래하고 정산까지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 행정시스템, 도시 인프라 구축…달아오르는 세계 스마트 시티 경쟁

편리성과 비용, 그리고 환경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은 이미 뜨겁다. 국내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블록체인으로 도시를 설계하고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지난 2월 대만 타이페이 시는 사물인터넷(IoT)기반 블록체인 플랫폼 아이오타(IoTA)를 활용해 스마트시티를 구축할 계획이다. IOTA에 신원정보를 기록해 신원의 도용을 막는 것은 물론 대기오염 지수도 블록체인 상에 기록해 추적하면서 오염을 관리하겠다는 것이 타이페이시의 구상이다. 태국 정부는 태양열 거래 플랫폼 파워 렛저(Power Ledger)와 손을 잡고 태국의 동부경제회랑(EEC·태국 동부 해안 지역에 조성되는 대규모 공업단지 조성 계획)지구에 스마트 공업단지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파워렛저는 “공업단지 내에 태양광 에너지를 직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며 “파워렛저가 가진 블록체인 플랫폼을 사용해 각 빌딩에 저장된 태양광을 전력으로 바꿔 공업단지 내에서 신속하게 거래가 이루어지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도시의 행정에 블록체인을 접목하겠다는 시도도 꾸준히 나온다. 두바이 정부는 2020년까지 블록체인에 기반한 행정 시스템을 구현해 공과금 납부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두바이 정부는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연간 최대 15억 달러(약 1조6,627억원)가 절약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일리노이주는 출생증명서와 주민증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할 계획을 발표하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한국도 나선 스마트 시티 산업…2022년까지 부산 세종에 스마트시티 조성계획

한국도 스마트시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나섰다.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아시아 9개국을 초빙해 ’제1회 스마트시티 아시아지역 표준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스마트시티 관련 국제표준을 선점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국내 관련 기술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또 정부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계획을 시행해 2022년까지 세종 5-1 생활권에, 2023년까지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도시를 짓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주도로 향후 5년간 조성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에는 도시설계 단계부터 시공에 걸쳐 첨단 기술이 다양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대대적인 스마트시티 사업이 본격화 되기 전이라도 국내 행정자치단체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오거돈 부산 시장은 공약을 통해 부산 항만에 블록체인 기반 물류 시스템 인프라를 접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항만 물류에 블록체인이 적용되면 입항하는 선적이나 화물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또 입항 허가나 신고절차가 간소화 된 스마트 항구를 조성할 수 있다. 오 당선인은 이러한 기술개발을 위해 문현금융단지에 ‘부산 크립토벨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크립토벨리는 부산의 특성을 살린 해양 그리고 파생금융 관련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화를 추진한다.

◇스마트 시티 다음은…‘거주자가 직접 만드는 도시’

블록체인 기술은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기반 기술 가운데 하나지만 이 분야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이후에는 스마트시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부터 블록체인이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IoT나 블록체인,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 것이 일종의 1단계라면 그 다음 단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이같은 스마트시티를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나갈 수 있는 체계 자체를 만드는 수순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하태석 스케일 대표는 “스마트시티의 다음은 단순히 도시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편의성을 높이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라며 “첨단 기술을 활용해 거주자가 직접 도시의 구성과 개발에 참여해 자신에게 알맞는 참여형 도시 시스템을 구현한 형태의 스마트시티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서관과 같은 편의시설이 들어오게 될 때 주민들이 직접 도서관의 외형, 시설, 건설 위치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며 “이와 같은 참여형 도시를 만드는 데는 신뢰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블록체인 기술이 굉장히 유용하다”고 말했다.

/박정연기자 drcherryberry@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