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석의 퓨쳐시티-2 <인간중심 미래도시>
조선일보 칼럼

하태석의 퓨쳐시티-2 <인간중심 미래도시>

조선일보 칼럼

DATE 2017-05-30

하태석 건축가/SCALe 대표

“기술이 그 해답입니다. 그런데 질문이 무엇 이었죠?” - 세드릭 프라이스

시대를 앞서갔던 영국 건축가 세드릭 프라이스는 1966년 그의 특강에서 위와 같은 질문은 던진다. 그의 질문은 4차산업혁명이 열리는 이 시대에 더욱 적절한 질문으로 보인다. 오늘날의 ‘빅데이터’와 ‘스마트도시’의 세계에서 기술에 관한 그의 의견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사실 프라이스는 기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기술의 진보에 걸맞는 건축 도시적 컨셉을 제안한 선각자로 유명하다. 그는 우리에게 해답을 위한 질문과 문제에 대한 중요함을 상기시켜 준다. 우리는 질문에 집중하기보다는 답에 만 매달려왔다. 질문은 어느새 무엇인지 잊어버렸다. 기술이 물론 답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기술을 어디에 쓸 것 인지 그 기술이 왜 필요한지에 대하여 고민해야한다. 여기에 인문예술이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 인문예술을 토대로 우리는 기술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동안 시도되왔던 U시티와 스마트시티는 사람 보다는 기술이 우선이 되는게 문제였다. 도시는 기존과 하나도 다르지 않으면서 기술적인 인프라만 신도시에 적용하면 스마트시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환상만이 존재했다. 이러한 기존의 스마트도시는 더 많은 질서와 통제를 통해 효율성을 준다는 믿음을 전제한다. 더 많은 질서와 통제 그리고 편리함으로 포장되는 효율성은 이미 우리의 현대도시계획시스템을 이루는 근간이다. 그러나 효율성은 실제로 누구를 위한 것일까? 물론 효율성 자체는 나쁘지는 않지만 사람 보다 우선 순위가 높은 경우는 문제 일 수 있다. 효율성만의 추구는 인간 서식지로서 도시에 오히려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현재에도 여전히 아파트와 자동차도로와 같은 인프라 기반의 스마트도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현대도시계획 독트린의 기술적 버전일 뿐 전혀 새롭지 않다. 대부분 중앙집중적이며 톱다운적이고 시민의 이익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어떤 질문을 던지든간에 기술은 해답의 일부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우선 되기 보다는 사람이 우선 될 때 더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스트리아 도시연구협회의 대표인 크리스토프 라이머는 기존의 스마트시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반적인 스마트시티는 보통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는 그 이상입니다. 도시는 시민입니다. 우리는 인프라와 아파트와 교통시설을 만들기 위해 도시를 만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함께 모여 풍요와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도시를 만듭니다.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일하고 살며 놀기 위해 도시를 만듭니다. 인프라, 자동차, 아파트는 주도자 아니라 단순한 조력자입니다. 그것들은 사람과 문화의 파생되는 부산물입니다.’ 우리는 행복하게 사는 도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도시, 새로운 문화가 나오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한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4차산업혁명에 걸맞는 도시를 만들어낼 수 없다. 과학기술과 인문예술이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들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그러기위한 도시공간환경은 어느때 보다 더 중요해졌다. 우리는 도시를 만들지만 다시 도시는 우리를 만들기문이다. 이 도시에서 우리는 새로운 창발적 스타트업과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야한다. 그러기위해 우리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대할 필요가 있다. 사람을 위한 도시는 어떤 장소 이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인문예술과 과학기술의 접점에서 지속가능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 경쟁이 아니라 협업, 관조가 아니라 참여, 심각함이 아니라 놀이로 우리 도시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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