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소설·영화·건축·미디어아트 과학에서 '레시피' 찾다
<자연과미디어에뉴알레> - 스케일 하태석 대표 총괄

[머니투데이] 소설·영화·건축·미디어아트 과학에서 '레시피' 찾다

<자연과미디어에뉴알레> - 스케일 하태석 대표 총괄

DATE 2014-03-22

2013 자연과미디어에뉴알레

과학자와 예술가들의 ‘아름다운 동거’가 시작됐다. 최근 대중 문화 예술가들 사이에선 차기 작품에 흥행키를 과학기술에서 찾으려는 파격적인 시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제껏 꼼짝하지 않던 과학자들도 과학문화 대중화를 위해 기꺼이 예술가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한 곳이 아닌 전국 곳곳에서 파생적으로 생겨나 과학기술문화계 신(新)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기계연구원은 국내 연구기관 중에선 처음으로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Artist Residency) 예술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곳에서 예술가들은 자유롭게 과학자와 만나 소통하고 기술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다. KAIST는 소설과 영화, 웹툰 중심의 대중문화작가, KIST와 기계연은 일반 회화에서부터 조각, 미디어아트, 키네틱아트 등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특히 KIST는 예술가들에게 1년 동안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건없이 예술창작 스튜디오 공간을 제공하고, 정기적으로 연구원들과 만나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임화섭 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 박사는 “우리나라 문화계는 지금껏 과학과 예술은 별개로 존재하고 서로간 교류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KIST 연구원들과 예술가들이 같은 공간에서 어떤 작업을 시작한다면, 정말 멋진 그림이 나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렇다. 예술과 과학은 본래 뿌리가 하나였다. 이탈리아의 위대한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수학·과학·해부학·건축학에 전 방위 역량을 발휘한 과학자이기도 했다. ‘아트(art·예술)‘에는 기술이란 뜻도 내재돼 있다. 하지만 17세기부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과학은 따로 떨어져 ‘외딴 섬’이 됐다. 하지만 이분화된 과학과 예술이 이제는 다시 하나로 합쳐지는 ‘신 과학문화 르네상스’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선 이색 전시회가 열렸다. ‘다이내믹 스트럭처 앤드 플루이드’ 협력기획전이 바로 그것. 국내 미디어아티스트 10명(7개 팀)과 김홍종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를 비롯한 물리·수리과학자 6명이 10개월 간 협업으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장을 수놓았다. 이번 전시회 특징은 순수 과학 이론을 미디어아트에 절묘하게 녹였다는 것이다.

예컨대 전상언 작가의 ‘플라노틱 괘’는 고대 철학자 플라톤이 주장한 ‘플라톤 입체’를 현대적 감작으로 풀어냈다. 플라톤 입체는 정4, 6, 8, 12, 20면체가 각각 불과 흙, 공기, 우주, 물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를 규칙적으로 바뀌는 형광 조명에 적용해 다면체 변화를 형상화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지난해 8월 16일~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스페이스 필룩스에서 ‘자연과 미디어 에뉴알레’ 서울 전시를 개최, 대성황을 이뤘다.

이는 과학자와 예술가, 건축가 협업으로 자연과 미디어를 키워드로 한 융복합형 공공예술작품을 만드는 창작 프로젝트. 기괴하게도 여기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풍력발전과 해양염분차발전 등의 에너지 기술을 건축과 미디어에 융합시켰다.

과학자들은 ‘유체물리’ 엔진 원리 등의 과학기술을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했고, 예술가들은 강의에서 받은 영감에 상상력을 더해 작품을 만들었다. 어려운 이론에 부딪히면 개별적으로 관련 학자를 찾아다니며 묻고 해답을 구했다.

호평을 받은 이 작품들은 서울 전시 종료 후 곧장 제주도 김녕 마을 올레길에 영구 설치됐다. 제주시는 “제주도 천연관광자원에 과학기술문화 콘텐츠가 물리적으로 결합돼 새로운 관광 부가가치가 창출됐다”고 평가했다.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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